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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날은 그런 날이 있다.
별일 없었고, 평소처럼 잠에서 깼고, 특별히 나쁜 일도 없었다.
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가라앉는다.
누가 건드리지도 않았는데, 눈물이 맺히고 싶어진다.
"왜 이러지?" 하고 나 자신에게 물어보지만, 딱히 이유는 없다.
그 감정의 이름은 무기력, 혹은 감정의 잔여물일지도 모른다.
우리는 매일 수많은 감정을 흡수하며 살아간다.
그 중에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, 무의식에 쌓이는 감정도 있다.
억울했던 일, 참았던 말, 지나친 기대, 애써 웃었던 순간들…
그 모든 것들이 잠잠히 쌓였다가, 어느 날 갑자기 올라오는 것이다.
그건 결코 '이상한 감정'이 아니다.
그건 오히려 마음이 살아있다는 증거다.
마음이 지쳤다고, 위로가 필요하다고 조용히 말해주는 신호일 뿐이다.
우리는 늘 이유를 찾으려 하지만, 감정은 꼭 이유가 있어야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.
그냥 그런 날도 있는 거다.
그날은 내 마음을 달래주며, 조금 느긋하게 살아도 괜찮다.
무기력한 나를 밀어붙이지 말고, 가만히 안아줘 보자.
“그럴 수 있어. 오늘은 그냥 그런 날이야.”
그 한마디가, 의외로 나를 구해줄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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